시제품을 넘어: 자율방어체계의 산업적 기반

무인전의 급속한 진화는 방위산업 조달의 경제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핵심 산업 과제는 단순히 우수한 체계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전이 요구하는 속도로 생산·통합·유지·보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AiSS Intelligence | 산업·체계 | 파일럿 제1호 | 2026년 10월 26일

2026년 5월 폴란드에서 훈련 중인 미 육군 병사들이 무인 항공기를 조립하고 시험하고 있다.
기술 혁신이 실제 작전 능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시험, 생산, 그리고 현장 준비가 필수적이다. Photo: Pfc. Luis Torres / U.S. Army.

기술 시연에서 작전적 가용성으로

방위산업계에서 자율비행체, 대드론 요격체계, 센서, 전자전 장비의 개발이 확대되는 것은 기술 발전이 상당히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성공적인 시연 사례가 늘어나는 현상은 기술적 성취와 실제 작전 능력 사이에 존재하는 지속적인 간극도 드러내고 있다.

시제품은 특정 조건에서 일정한 기능이 구현됐음을 입증한다. 반면 실제 배치 가능한 방어체계가 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시험평가, 조달 승인, 생산 품질의 일관성, 기존 체계와의 통합, 교육훈련, 정비, 지속적인 운용지원에 이르는 훨씬 광범위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분은 잦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변화하는 통신환경, 진화하는 적의 전술에 성능이 좌우되는 기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제한된 시험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인 체계라도 기존 지휘통제망에 통합되고, 충분한 교육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인력이 운용하며, 장기간의 작전 압박 속에서 유지돼야 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요구에 직면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무기체계를 전제로 설계된 조달제도는 획득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작전적 유용성이 변화하는 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정돼야 한다.

생산능력이 곧 실전 가용 전력은 아니다

대량 드론전쟁에 대한 산업적 대응은 생산 규모의 확대, 단가 인하, 제조능력의 신속한 확충에 점차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고가의 방어체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격용 무인기의 반복적인 공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목표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발표되는 생산 수치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 연간 생산 가능량, 계약 물량, 생산 완료 수량, 실제 납품 장비, 작전적으로 가용한 체계는 산업적 성과의 서로 다른 단계를 나타낸다.

대량의 요격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존재한다고 해서 해당 요격체가 호환 가능한 발사장비, 숙련된 운용요원, 교체 부품, 신뢰할 수 있는 표적정보와 함께 작전부대에 도달한다는 보장은 없다. 마찬가지로 저렴한 기체가 곧 저렴한 방어 교전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센서, 통신, 지휘통제체계, 군수지원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경제성 비교는 공격 드론 한 대의 가격과 방어용 요격체 한 발의 가격을 단순히 대조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방어체계 전체를 유지하는 비용, 교전 성공 확률, 방어에 실패했을 때 발생하는 피해까지 고려해야 한다.

핵심 인프라의 경우 그 피해에는 필수 서비스의 중단, 예방적 가동 중지, 설비 손상, 정상 운영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까지 포함된다.

조달제도 개혁과 기술 변화의 압력

한국의 최근 방위사업 획득절차 변경은 기존 조달규정이 더욱 까다로워진 기술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과 관련된 경쟁 절차의 개정은 평가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적격한 업체가 한 곳만 남는 경우 반복적으로 발생하던 조달 실패를 줄이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미 상당한 시험평가를 거친 뒤 획득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지연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이지만, 신속성과 경쟁성은 함께 검토돼야 한다. 행정적 지연을 줄이는 대신 가격 규율을 약화시키거나 업체 선정의 근거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조달제도는 위험을 일정에서 최종 결정의 품질과 책임성으로 옮길 뿐이다.

이 문제는 자율체계 분야에서 더욱 첨예해진다. 공급업체가 장기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체계 통합을 지원하며, 안전한 통신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최초 경쟁에서 제시한 기술적 제원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LIG D&A의 한국 방위사업 참여 제한과 관련된 보도 역시 공급업체의 적격성 및 규정 준수 문제가 작전적·산업적 연속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보여준다. 해당 기업은 제재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개별 사업에 대한 실제 영향은 법적 절차와 계약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도출되는 교훈은 조달 관련 안전장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경쟁과 청렴성,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행정적 실패가 반복적인 전략적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협력과 체계 통합의 문제

2026년 10월 20일 일본 외무성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해군 대드론체계 지원협정 서명식. Photo: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대드론 기술의 국제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협력관계와 안보지원 협정, 산업적 제휴가 등장하고 있다. 일본이 10월 말레이시아와 체결한 해군 대드론 역량 관련 안보지원 협정은 이러한 기술이 역내 안보협력의 보다 넓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협정 체결이 장비의 납품 완료나 성공적인 통합, 작전 준비태세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성과는 각각 별도의 검증을 필요로 한다.

수출된 대드론체계는 도입국의 통신·감시·지휘체계 안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최초 이전 이후에도 정비 책임과 교육훈련, 소프트웨어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

이러한 고려는 전문 운용인력이 부족하거나 운영예산이 제한된 국가들이 항만, 해군시설, 기타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려는 경우 특히 중요하다.

산업협력이 전략적 가치를 갖는 것은 개별적으로 도입한 기술의 집합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작전 능력을 창출할 때다.

AiSS Assessment — 산업적 회복력이 군사력의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다

AiSS는 무인전장을 둘러싼 산업적 경쟁은 지속적인 기술·작전 변화 속에서도 효과적인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더욱 좌우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혁신은 여전히 필수적이지만, 새로운 플랫폼의 전략적 가치는 시연으로부터 반복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실전 운용으로 이어지는 산업적·제도적 기반에 달려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방위사업 조달에 상충하는 두 가지 압력을 가한다. 작전상의 긴급성은 개발과 획득 기간의 단축을 요구하지만, 갈수록 복잡해지는 자율체계는 안전성,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작동 특성, 체계 통합에 관한 더욱 엄격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 두 목표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검증이 부족한 속도는 작전 위험을 증가시키고, 기술 변화와 동떨어진 검증 절차는 체계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

적절한 대응은 명확한 운용 요구조건, 단계별 시험평가, 통제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속적인 성능 검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통합하는 적응형 획득모델이다.

생산정책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정부는 발표된 제조능력과 실제로 운용 가능하고 유지할 수 있으며 효과가 입증된 장비를 구분해야 한다. 특히 외형상 독립적인 여러 체계가 동일한 소수의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경우, 추진기관과 전자부품, 센서, 통신장비의 공급망 취약성도 검토해야 한다.

공격용 드론과 방어체계 사이의 경제적 균형은 단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적절한 다층 방어체계를 배치하고, 지속 가능한 비용으로 이를 보충하며, 반복적인 공격 속에서도 보호 대상의 핵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그 균형을 결정한다.

방위산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경쟁력의 기준이 인상적인 제원에서 검증 가능한 성능, 체계 통합 능력, 신뢰할 수 있는 운용지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에는 획득제도 개혁이 단순한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대비태세의 문제가 된다.

방어체계는 공장을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가용 전력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작전조직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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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전쟁 시대의 작전적 주권